개에게서 발생하는 과도한 눈물 분비, 즉 유루증은 임상 현장에서 보호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눈가는 항상 젖어 있고 눈 밑 털이 갈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은 단순한 미용적 문제를 넘어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많은 보호자가 이를 식이 알레르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여 사료를 교체하는 시도를 하지만, 유루증의 원인은 해부학적 구조 이상부터 면역 매개성 반응까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현대 증거중심 수의학의 관점에서 단순 유루증과 식이 알레르기에 의한 눈물 반응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정밀한 치료의 시작이다.
1. 유루증의 발생 기전과 해부학적 요인
유루증은 생리학적으로 눈물의 생성 과다 혹은 배출 경로의 부전이라는 두 가지 기전으로 나뉜다. 첫째, 눈물의 과다 생성은 외부 자극에 의한 반사적 반응으로 나타난다. 첩모 난생(Distichiasis), 안검 내반(Entropion), 이물질, 혹은 각막 궤양과 같은 안구 표면의 물리적 자극이 삼차신경을 자극하여 누선의 분비를 촉진한다¹. 이러한 경우 눈물은 투명하며 안구 주변의 통증이나 결막 충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눈물의 배출 부전은 비루관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다. 비루관 협착이나 누점 폐쇄는 생성된 눈물이 코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얼굴로 넘쳐흐르게 만든다. 특히 단두종의 경우 얕은 안와 구조와 내안각의 피부 주름으로 인해 정상적인 눈물 배출이 방해받는다². 이 과정에서 털에 축적된 포르피린(Porphyrin) 성분이 공기와 접촉하여 산화되면서 특유의 붉은 갈색 변색을 일으키며, 이는 식이 알레르기가 없어도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2. 식이 알레르기와 안구 임상 증상의 연관성
식이 알레르기, 즉 식이 유래 피부 이상 반응(Adverse Food Reaction, AFR)은 특정 단백질원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 반응으로 정의된다. 식이 알레르기가 안구 증상을 유발할 때는 단순한 눈물 흘림보다는 결막염(Conjunctivitis)이나 안검염(Blepharitis)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³. 면역 반응에 의해 비만세포가 탈과립되고 히스타민이 방출되면 결막의 혈관이 확장되고 부종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이차적인 눈물 과다 분비가 유도된다.
중요한 점은 식이 알레르기에 의한 유루증은 단독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AFR 환자는 안구 증상 외에도 귀의 염증(외이염), 발가락 사이의 소양감, 혹은 항문 주위의 가려움증을 동반한다⁴. 만약 반려견이 가려움증을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오직 눈물만 흘린다면, 이는 식이 알레르기보다는 해부학적 구조 문제나 환경적 자극일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다.